2025년 독서 기록 - “충분함을 찾아가며”

읽는 시간 : 4분

사랑하는 딸에게,

지금은 2025년 12월 말이야.
가족 여행 즐겁게 다녀와서 오랜만에 글을 써.

이미지 설명
오키나와 나하 야경 @voti

올해 아빠는 책을 좀 읽었어.
12권 정도 됐는데, 네게 꼭 남기고 싶은 책 4권을 골랐어.
그런데 이 4권을 다시 보니 재밌는 게 있더라.
모두 "충분함"이라는 질문과 연결되어 있었어.

우연일까? 아니면 아빠가 올해 계속 이 질문을
마음 한편에 품고 살았던 걸까?

이 책들이 아빠에게 알려준 건 단순히 "돈을 어떻게 모으느냐"가 아니라, "충분함에 어떻게 다가가느냐"였어.


1. 행복을 위한 제1원칙은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다

모건 하우절 - 불변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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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거야.

"기대치를 낮추고 내가 가진 것보다 낮은 수준으로 살면, 역설적으로 행복에 가까워진다."

처음엔 좀 이상했어. 우리는 늘 "더 많이, 더 높이"를 추구하잖아. 그런데 작가는 반대로 얘기하더라고. 남에게 인정받으려고 차 바꾸고, 옷 사고, 집 넓히는 건 결국 자살 행위라고.

아빠도 요즘 이걸 많이 느껴.

친구가 새 차 뽑았다, 명품 시계를 찼다는 얘기를 들으면 순간 "나도 너무 아끼나?" 싶거든.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지금 차로도 충분히 주말에 놀러 다니는 데 아무 문제 없어. 6년째 쓰는 애플워치로도 시간 확인이 가능하고, 아날로그 시계에선 알려주지 않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

모건 하우절은 돈의 진짜 가치는 시간 통제권이래.

내가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 그걸 위해 투자하는 거지, 남한테 잘 보이려고 쓰는 게 아니라는 거야.


2. 측정할 수 없다고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존 보글 - 부의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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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책은 좀 무거웠어. 아빠 세대를 정확히 찌르는 책이었거든.

“측정 불가능한 것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자살과 같다.”

아빠는 데이터 분석하는 사람이잖아. 숫자로 증명 안 되면 불안해. KPI, 달성률, 전년 대비 성장률... 이런 것들로만 세상을 보는 버릇이 있어.

그런데 존 보글은 경고하더라. "재물에는 지나치게 집중하지만 책임에는 충분히 집중하지 않는다", "성공은 넘치지만 인격은 부족하다"고.

예를 들어 어떤 회사에서 "이번 분기 매출 목표 달성!" 하면서 박수치는데, 그 과정에서 고객 신뢰를 잃었다면? 팀원들이 번아웃됐다면? 그건 측정 안 되니까 제외되고 "성공"으로 기록되는 거야.

이것만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측정할 수 없는 것들—신뢰, 품격, 윤리 의식—이 오히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


3. 평범한 것에 존엄성을 부여하기

루이지 기리 - 사진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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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책은 좀 다른 결이야. 사진 이야기인데, 아빠가 요즘 카메라 취미 생긴 거 알지?

작가가 이런 말을 했어.

"사진은 특별한 것을 찍는 게 아니라, 평범한 것에 존엄성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출근길 거리, 버려진 신문, 유리창 반사... 이런 게 다 작품이 될 수 있대.

이거 읽고 깨달은 건, "충분함"도 마찬가지라는 거야.

사람들은 늘 "특별한 것"을 찾아 헤매. 더 좋은 입지의 집, 더 좋은 차, 더 좋은 명품. 그리고 SNS에 자랑을 하지.

하지만 아빠는 정작 돌아오지 않는 이 소중한 "평범함"을 기록으로 남길 때 더 행복하더구나.

네가 자는 모습, 가족들과 저녁 먹는 시간, 독서를 끝낸 이 성취감. 이 모든 것들이 충분히 아름다운 건데 말이야.

사진 촬영은 "안과 밖의 경계에서 무엇을 포함하고 제외할지" 판단하는 연습이래.

인생도 그래. 내 삶에 무엇을 담고, 무엇을 버릴지 결정하는 게 곧 "충분함"을 정의하는 거야.


4. 나만의 균형점을 찾기

폴 포돌스키 - 부의 전략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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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책은 톤이 상당히 건조했어.

폴 포돌스키는 가난한 기자에서 시작해 월스트리트의 유명한 헤지펀드 "브릿지워터"에서 일하면서 자수성가했지. 하지만 이 책은 그의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었어.

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채, 돈에 대한 설명 등 지금 아빠의 삶에서 마주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주제들이 많이 등장했단다.

가장 공감이 되는 부분은 "어디서 멈출 것인가"였어.

아빠가 살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경제적 자유", "파이어족" 하면서 노동 스트레스 없는 삶을 갈구하지.

작가는 "일을 멈춰도 되는 순간은, 저축 총액을 남은 기대수명으로 나눈 값이 연간 지출을 넘을 때"라고 말했어.

근데 재밌는 건, 그 규모의 돈을 모아도 일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야. 저자도 그런 사람이라고 밝히지. 생각해보니 아빠도 충분히 부를 쌓더라도, 그럴 것 같아.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해. 아빠가 일하는 이유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야. "아직 충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일하는 게 즐겁고 의미 있어서"야.

너도 언젠가 알게 될 거야. 충분함이란 건 "숫자"만으로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을.


정량과 정성의 균형을 찾기

올해 독서는 아빠한테 이런 걸 알려줬어.

1) 충분함은 남과 비교해서 정해지는 게 아님
모건 하우절이 말한 것처럼, 남에게 인정받으려고 쓰는 돈은 끝이 없어.

2) 측정 가능한 것만 쫓지 말기
존 보글의 경고처럼, 숫자로 안 잡히는 것들(신뢰, 품격)이 더 중요할 수 있어.

3) 평범함 속에서 아름다움 찾기
루이지 기리가 가르쳐준 것처럼, 지금 이 순간이 이미 충분히 가치 있을 수 있어. 그리고 지금 이렇게 그 가치 있는 것을 글이나, 사진으로 기록하는 거지.

4) 나만의 균형점 설계하기
폴 포돌스키처럼, 돈과 시간과 의미를 어떻게 배분할지는 네가 정하는 거야.

전하고 싶은 것

사랑하는 딸아,

올해 아빠는 책을 읽으며 이런 것을 배웠네.

진짜 풍요로움은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기만의 충분함을 깨달은 사람"이라는 걸.

너도 언젠가 이 고민을 하게 될 거야. 얼마를 벌어야, 어디까지 올라가야, 어떤 것을 손에 넣어야 만족할지.

그때 기억해줘.

정량적 기준(연봉, 자산)도 필요하지만, 정성적 기준(내가 좋아하는 일,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걸.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남들의 기준이 아니라 네 기준으로 살아가는 것.

너도 잘 찾아가길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무리할게.

사랑한다, 우리 딸.
아빠가.


매우 적은 것으로도 행복한 삶은 가능하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아빠가 미래 20세 딸에게 전하는 조언을 담은 편지를 쓰려고 합니다. 인생에서 얻은 경험을 솔직하게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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