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요즘 저축은 잘 하고 있니?
뉴스를 보다 보면 이런 이야기가 많이 보일 거야.
"여전한 은행의 이자 장사 놀이" "은행 예대금리차 사상 최대 수준" "서민은 돈을 어찌 빌리나요?"
경기가 안 좋아지고, 금리가 내려가면
연일 은행권에게 "이자장사"라는 프레임으로 비판적 기사가 넘쳐나지.
제목만 봐도 "은행은 쓰레기 같은 놈들이야"라는 생각이 들 수 있어.
오늘은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에 대해서 다뤄볼까 해.

이분법의 무서움
아빠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법과 규율, 그리고 미덕이 중심을 이루면서 돌아간다고 생각해.
우리가 소위 말하는 "나쁜 짓"으로 여겨지는 것은 우리 사회에 직접적으로 해를 가하는 것이지.
이런 것들은 거의 법으로 처벌이 이뤄져.
쉽게 생각해보자.
은행의 "이자장사"는 진짜 나쁜 행위일까?
비판하기에 앞서 본질을 이해하자
은행은 "사익"을 추구하는 민간 기관이야.
즉, 돈을 벌어야 하는 기관이지.
다만 은행의 사회적 기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에서는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법으로 소비자를 보호하는 장치를 만들어 놓았단다.
예를 들면, 소비자들이 은행에 맡긴 돈을 일정 금액까지 보호하기 위해서 예금보험공사가 보장을 하게 해놨어.
하지만 이를 위해서 은행은 보험료를 내야 해.
그럼 은행은 무슨 돈으로 대출을 해줄까?
바로 우리가 맡긴 예금이야.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금리로 빌려줄 수는 없어.
나중에 너도 집을 사거나 할 때 느낄거야. 대출은 절대로 쉽지 않단다.
대출의 유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돈을 빌리려고 하는 사람이나 회사의 신용등급, 소득, 담보물, 비즈니스 모델 등
다양한 부분을 엄격하게 심사한 후 대출을 내어준단다.
그렇다면 서민에게 고금리가 적용되는 게 "시스템적"으로는 당연할까?
가령 돈을 빌리려고 하는 사람이 소득이 너무 낮거나, 과거에 돈을 못 갚은 이력이 있다고 하자.
그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려면, 그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
그렇기 때문에 고율의 이자가 발생하는 거야. 시스템적으로는 당연한 이야기지.
(더 깊게 이야기하자면, 은행이 하는 어떤 저신용자 서민 대출의 경우 서민금융진흥원이 보증을 서줘.
은행은 이 기관에게 상당히 높은 이율로 보증료를 내야 한단다.
당연히 지금 시스템에서는 고금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야.
쓰다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서민을 돕는다'는 기관이 은행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네 ㅎㅎ)
즉 이자놀이라고 비판받는 예금-대출 금리 스프레드는 "선악"의 개념이 아니라,
은행업 그 본연의 비즈니스 구조에서 파생되는 것이지.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 은행에서 예적금 금리를 높게 책정하지 않는 것에 분노하는 데 에너지를 쓸래?
아니면 이 시스템을 이해하고 내게 유리하게 활용하는 게 좋을까?
신용화폐제도에서는 통화량이 풀리면서 자연스럽게 돈의 가치가 줄어들게 돼.
이게 나쁜 것일까? 사실상 우리는 이 시스템을 판단할 자격이 없어.
사회를 이루고 있는 모두가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야.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결국 두 가지지.
계속해서 돈의 가치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
안전할수록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매우 낮다는 것
아빠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저런 선악 개념에 매몰되기보다는,
내가 힘들게 번 돈을 "잃지 않을 수 있게" 어떤 방향과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을 고민하라는 거야.
다시 말해서, 아빠가 이전에 말한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지.
아빠는 실제로 이런 사회에서 더 잘 살아남기 위해 다음과 같은 행동을 했단다.
돈을 인생의 주요 목적으로 삼지는 않았지만,
가치를 더 인정받는 직무를 하기 위해서 자기계발을 정말 열심히 했지.
또한 기왕 내 시간을 노동에 투입하면 상대적으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산업에서 일하려 했어.
그리고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고 했어.
단기적으로 큰 돈이 들어갈 경우, 그 돈은 은행에 단기 예금으로 묶어뒀지. 금리는 신경쓰지 않았어.
주거관련 대출은 연령대에 따른 특별한 대출상품을 활용했어.
노후를 위해서는 연금저축 제도를 활용해 장기 투자를 하며,
예적금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나은 돈의 가치 감소에 대응하고 있단다.
전하고 싶은 것
딸아, 중요한 건 저런 기사를 보고
우리는 "분노"를 느낄 수도 있고, 또 "대응할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단다.
그리고 그 판단은 우리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
뭐가 더 우리 인생에 유익할까?
잘 생각해보자.
사랑한다.
아빠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분노는 우리를 약하게 만들지만, 이해는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 에픽테토스
아빠가 미래 20세 딸에게 전하는 조언을 담은 편지를 쓰려고 합니다. 인생에서 얻은 경험을 솔직하게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