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배우는 존중

읽는 시간 : 4분

사랑하는 딸에게.

저번 편지에서 엄마의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했었지?

오늘은 엄마의 또 다른 장점에 대해 써보려고 해.

아빠가 생각하는 엄마의 두번째 장점은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려고 진심으로 노력한다는 거야.

바로 "존중"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사람이지.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기

엄마에게는 요즘 세상에 잘 없는 가치있는 능력이 하나 있어.

바로 "경청"이란다.

요즘 다들 유튜브 같은 미디어를 통해서 정보를 전달하고 듣고 보고 배우지.

사람들은 정말 급해. 5분만 넘어가도 지루해하고, 힘들어하고, 듣기 거북해 한단다.

알고리즘도 해당 사용자의 선호도에 맞춰서 관련 영상으로 안내해.

그러니 사용자와 전혀 다른 성향의 내용이나 관점이 다른 영상은 바로 넘겨질 확률이 높지. 바로 듣는 연습이 부족해지는거야.

그런데 엄마는 다르단다.

엄마는 정말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이야.

예를 들어 아빠가 회사 일로 복잡한 이야기를 하면,

엄마는 중간에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줘.

그리고 자기가 잘 이해하지 못했거나, 모호한 부분이 있으면

"아까 그 부분 다시 설명해 줄래? 내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 확인하고 싶어서"라고 물어봐.

딸아,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알아?

자기가 모른다는 걸 인정하는 건 용기가 필요해.

특히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모른다"는 말이 왠지 부끄럽게 느껴지거든.

그래서 사람들은 대충 아는 척하고 넘어가기 쉬워.

하지만 엄마는 진짜로 이해하고 싶어서 다시 묻는단다.

그 질문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떨까?

"아, 이 사람이 내 말을 진심으로 들으려고 하는구나"

"내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주는구나"

이런 느낌을 받게 되지.

그래서 엄마는 적이 거의 없어.

사람들이 엄마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거라고 생각해.

감동을 줄 수 있는 공감

결혼 전 아빠랑 데이트할 때 일이야.

아빠는 스포츠 경기 관람을 좋아해.

농구, 축구, 야구 경기장에 가서 응원하는 걸 참 좋아하지.

선수들의 준비 모습, 관중들의 열기와 함성, 반전의 순간들…

아빠에게는 정말 짜릿한 경험이거든.

근데 솔직히 엄마는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었어.

음악을 전공했던 엄마에게 운동 경기는 그렇게 매력적인 세계가 아니었던 거야.

그런데 연애 시절에 엄마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나도 같이 가볼게. 오빠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해보고 싶어."

딸아, 여기서 중요한 차이를 봐야 해.

"혼자 다녀와. 난 집에 있을게"

이건 그냥 허락, 인정에 그치지.

하지만,

"나도 같이 가볼게. 이해하고 싶어"

이건 공감하려는 노력이지.

이 둘은 완전히 다른 거란다.

전자는 단순히 상대방의 취향을 인정하는 것이고,

후자는 상대방이 좋아하는 세계를 내가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거지.

이미지 설명
직관가서 구매한 SK나이츠 김선형 선수 유니폼 @voti

엄마는 실제로 아빠랑 함께 경기장에 갔어.

응원하는 법도 배우고, 규칙도 물어보고,

왜 사람들이 그 순간에 환호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했지.

선수와 사진도 찍고, 친필 티셔츠도 받았을 때의 행복감을 공유할 수 있어서 아빠는 기분이 참 좋았단다.

엄마가 이것을 완벽하게 다 이해했을까? 아니야.

너가 태어나고 나서, 삶이 참 바빠지니 엄마는 스포츠에서 다시 멀어졌단다.

하지만 중요한 건, 엄마가 진심으로 아빠가 좋아하는 것을 이해하려고 시도했다는 거야.

사실 그게 아빠한테는 엄청난 감동이었어.

"이 사람은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함께 경험해보고 싶어하는구나"

"단지 나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내가 왜 이걸 좋아하는지를 알고 싶어하는구나"

실제로 이런 모습들이 엄마와의 결혼을 결심하게 만든 중요한 요인이었단다.

꼭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너가 어떤 일을 할 때

상대의 입장을 진정성 있게 헤아린다면,

그 진심은 감동으로 전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

험담 하지 않기

딸아, 아빠랑 엄마는 둘 다 사무실에서 일해.

하루 종일 여러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보내지.

사무실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가 하나 있어.

바로 "특정 사람"에 대한 이야기야.

"어제 A가 실수해서 프로젝트가 꼬였어"

"B는 항상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더라"

"C는 정말 이해가 안 가. 왜 저러는 거야?"

특히 누군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 사람은 사무실 곳곳에서 화제가 돼.

입에서 입으로 오르락내리락 하지.

근데 엄마는 절대로 그런 대화에 휩쓸리지 않아.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누군가를 욕하거나 비난할 때,

엄마는 그냥 조용히 듣고만 있어.

옹호하지도, 같이 욕하지도 않는단다.

아빠가 좋아하는 발타자르 그라시안이라는 17세기 스페인 신부가 있어.

그분이 이런 말을 남겼단다.

"할 말과 안 할 말을 구분하라."

왜 이게 중요할까?

바로 사람의 말은 되돌릴 수 없어.

그리고 남에 대한 험담은 자신에게 향하게 되있기 때문이야.

오늘 A를 같이 욕했는데, 내일 A가 좋은 일을 하면?

어제 B를 비난했는데, 나중에 B가 내 팀장이 되면?

지금 C를 험담했는데, 그 말이 C에게 전달되면?

더 무서운 건, 말하는 순간의 감정이란 건 휘발성이 강해.

그 순간엔 정말 화나고, 짜증나고, 이해가 안 갈 수 있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그 사람도 힘들었겠구나"라고 이해하게 될 수도 있거든.

그런데 이미 뱉어버린 말은 공중에 흩어져서 어디로 갈지 모르는 거야.

너에게 전하고 싶은 것

딸아, 너도 커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 거야.

학교에서, 직장에서, 동호회에서, 온라인에서...

그때 이걸 기억해 줬으면 해.

진짜 존중은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거야.

내 관점에서만 세상을 보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한번 바라봐 주는 거지.

"존중"은 타고난 성격도 있겠지만, 의식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태도란다.

(아빠도 MBTI가 극 T야. 하지만 엄마를 만나고 나서는 많이 좋아졌단다.😅)

딸아,

사람의 신뢰는 정말 얻기 힘든 가치란다.

하지만 엄마를 닮은 존중하는 사람이 되면,

너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야.

그리고 그 신뢰는 네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거란다.

사랑한다, 우리 딸.

아빠가.

다른 사람의 영혼 속으로 들어가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라.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아빠가 미래 20세 딸에게 전하는 조언을 담은 편지를 쓰려고 합니다. 인생에서 얻은 경험을 솔직하게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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