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아는 것의 차이

읽는 시간 : 3분

사랑하는 딸에게.

"농산물 시장 담당자가 없어서 공석으로 놔뒀는데, 자네가 맡아줘. 자료는 이전 직원이 작성한 게 어느 정도 있으니까 참고해서 알아서 해봐."

아빠가 연구소에 입사하고 몇 개월이 지난 어느 날, 소장님이 말했어.

그때 아빠는 완전 멘탈이 나갔지. '아직 신입이니까, 그냥 선배들 따라서 시장 조사 서포트만 하면 되겠네.' 이런 안일한 생각을 했거든. 그런데 그 "알아서 해봐"가 내 인생의 가장 큰 자양분이 될 줄은 몰랐어.

던져진 바다에서 헤엄치기

농산물 시장이라고 하면 뭔가 주변에 있으니 단순할 것 같지?

너가 아기 때부터 좋아한 옥수수, 밥상에 항상 오르는 쌀...

그런데 막상 담당하니까 완전히 다른 세계더라고. 중국이 콩을 사면 국제 가격이 오르고, 브라질에 가뭄이 들면 커피값이 뛰고… 모든 게 연결되어 있었어.

  • 중국이 콩을 대량 수입 → 국제 가격 상승
  • 브라질 가뭄 → 커피값 폭등
  • 러시아 밀 수출 금지 → 몇 달 후 라면값 상승

처음엔 기존 자료들을 열심히 읽어봤지. 하지만 그냥 읽기만 해서는 소용없었어. 결국엔 내가 직접 논리를 세워서 분석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거든.

문제가 터지면서 배운 것들

얼마 안 있어 큰 일이 생겼지. 업계 구매 담당자들 대상 세미나에서 내년 시장 전망을 발표해야 하는 거야.

아빠는 완전 패닉 상태였어. '내가 뭘 안다고 전망을?'

그때 깨달은 게, 어려운 질문을 받으면 무의식적으로 쉬운 질문으로 바꿔서 답하려고 한다는 거야. "내년 가격이 어떻게 될까?"를 "작년에는 어땠지?"로 바꾸는 식으로 말이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 했어. 핵심 변수 찾고, 요소들을 분해하고, 데이터로 검증하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나름의 분석 틀을 만들어갔지.

외운 것 vs 체득한 것의 차이

세미나는 다행히 잘 마무리됐지. 그런데 더 중요한 건, 이런 과정을 통해 나만의 사고 패턴이 생겼다는 거야.

나중에 독서를 하면서 알게 됐는데 로직트리, MECE… 경영학 수업 때 나왔던 개념들이 이상하게 익숙하더라고.

"이거… 내가 해오던 방식이잖아?"

그때 깨달았어. 나는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문제를 풀다 보니 자연스럽게 구조적 사고를 몸으로 익히고 있었던 거야. 프레임워크를 "외운 게 아니라, 만들어가고 있었던" 셈이지.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수학 시간이 떠오르더라고. 같은 이차방정식을 인수분해로도 풀고, 근의 공식으로도 풀고, 완전제곱으로도 풀어보던 그 훈련 말이야. "한 문제, 여러 접근법"을 자연스럽게 익혔던 거지.

그때는 몰랐는데, 그게 바로 다각적 사고의 기본기였던 거야.

외운 지식: 도구 사용법을 안다

체득한 지식: 언제 어떤 도구가 필요한지 안다

이게 진짜 큰 차이야. 책에서 본 "좋은 방법"과 내가 실패하면서 만든 "나만의 방법" 사이의 간격 말이야.

진짜 성장은 이때 일어났다

가장 큰 변화는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었어.

예전 아빠: "정답이 뭘까?"

지금 아빠: "이 문제의 핵심은 뭘까?"

예전엔 누군가 만들어놓은 답을 찾으려고 했다면, 이제는 문제 자체를 구조적으로 이해하려고 하게 된 거지.

복잡한 연결고리들을 추적하다 보니 다른 영역에서도 비슷하게 접근하게 되었어. 회사 일이든, 개인 결정이든, 투자든 "이게 저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지?"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 거야.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익숙하지 않은 것을 마주했을 때의 자세야. 지금은 전혀 다른 업계에서 일하고 있지만, 비슷한 챌린지가 들어올 때마다 당당히 맞설 수 있게 되었어. 짧은 시간 안에 구조를 파악하고, 핵심을 찾고, 나름의 결과물을 도출해내는 거지.

"모르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된 거야. 오히려 "어떻게 접근할까?"가 재미있어졌어.

문제에 적극적으로 맞서기

이미지 설명
@voti

일을 하면 시간에 쫓기다 보니 이런 구조적 접근을 건너뛰기 쉬워. 아빠도 처음엔 그랬고, 지금도 바쁠 때면 가끔 그러거든.

하지만 의식적으로 연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될 거야. 프레임워크나 방법론은 외우는 게 아니라 만드는 거야. 실제 문제와 씨름하면서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거지.

  • 문제와 직접 마주하기 (피하지 말기)
  • 스스로 방법 찾아보기 (바로 답 찾으려 하지 말기)
  • 시행착오 겪기 (실패해도 괜찮아)
  • 패턴 인식하기 (내 방식 발견하기)
  • 다른 영역에 적용해보기 (확장하기)

딸아, 언젠가 너도 "알아서 해봐"라는 말을 들을 거야.

그때 당황하지 마. 그게 바로 진짜 성장이 시작되는 순간이거든.

당연해 보이는 일도 막상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건 쉽지 않아. 하지만 네가 경험하면서 얻은 방식을 믿어봐.

그리고 좋은 방법을 외부에서 찾았다면, 그걸 너꺼로 만들어. 그게 진짜 너만의 무기가 될 테니까.

아빠도 아직 배우고 있어. 새로운 문제가 터질 때마다 말이야.

배움은 경험이고, 다른 모든 것은 단지 정보일 뿐이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사랑하는 아빠가.


아빠가 미래 20세 딸에게 전하는 조언을 담은 편지를 쓰려고 합니다. 인생에서 얻은 경험을 솔직하게 다룰 예정입니다.

#직장생활#성장#문제해결#직장생활#성장#문제해결#직장생활#성장#문제해결#직장생활#성장#문제해결#직장생활#성장#문제해결#직장생활#성장#문제해결

댓글

댓글 로딩 중...